아인(亞人) 박종한(朴鐘漢)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 성료

항일·교육·차문화·박물관 운동 등 아인 선생의 선구자적 삶과 사상 기려

민태형 기자 jsakor@naver.com
2025년 05월 19일(월) 08:40
아인 박종한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가 5월 17일 하루 동안 경상국립대학교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 종료 후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시사경제저널]한평생 교육과 차 문화의 계승 발전에 이바지한 아인(亞人) 박종한(朴鐘漢; 1925.4.8.~2012.5.7.)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5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상국립대학교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는 ‘아인 박종한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김상권)가 주최하고 경상국립대학교 진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덕환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와 진주연합차인회(회장 심재원)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 행사는 경상남도, 진주시, NH농협은행, (사)아인박종한선생기념사업회, 한국오성다도회, 대아중학교 총동창회, 대아고등학교 총동창회, 경남도립남해대학이 후원했다. 경남메세나협회는 협찬했다.

이날 행사는 아인 박종한 선생의 민족문화 창달 그리고 민속학의 선구자적 업적을 밝혀 유네스코 창의도시이며 대한민국 문화도시 진주의 정신적 지주가 될 ‘진주학(晋州學)’의 기반을 확립하고, 아인 박종한 선생의 오민교육을 계승·발전시켜 다가올 새 시대의 정신적 토대를 세움으로써 한국 사학교육의 새역사를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이날 행사는 ‘한국 차 문화의 수도 진주’의 위상을 높이고, 행복한 시민의 삶을 위한 다도 교육과 차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진주연합차인회와 전국의 차인들이 진주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과 함께하는 글로벌 관광형 문화교육 페스타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의 하나로 준비됐다.

행사는 ‘아인! 진주정신! 행복한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헌다례, 기념식, 학술발표회로 이어졌다. 헌다례는 민족제단을 세워놓고 진행됐다. 민족제단에는 국조단군 제신위, 민족씨조 제신위, 백성영령 제신위, 민족선사 제신위, 아인 박종한 신위 등 다섯 신위를 모셨다. 헌다례는 벽사의식, 강신무 및 강신, 아인 선생의 길 영상 상영,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축하 공연으로 이어졌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한국오성다도회 회원들이 월컴티를 제공했고 진주연합차인회 6개 팀이 찻자리를 마련했다. 아인 선생의 발자취와 도자기, 서각, 그림 등도 전시해 아인 선생의 행적과 업적, 사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강신무와 강신 의식은 강동옥 풍류춤연구소 회원들이 봉행했다. 초헌례는 심성재 전 대아고등학교 교장(제2대),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권진회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정규석 대아고등학교 교장, 정유찬 대아고등학교 전교학생회장이 봉행했다. 아헌례는 노영주 진주차인회 회장, 고예정 예다원 원당, 심재원 진주차인연합회장, 한옥순 진주오성다도 회장, 무명선사가 봉행하고, 종헌례는 박창수 두류문화연구소 소장(유족 대표), 김기원 시인, 이일파 도기장, 구한회 율목공방장, 류현수 목각장이 봉행했다. 축하 공연은 김현숙 가야금시조병창의 ‘찬(讚) 아인가’, 김상철·박채란·강성인·김현숙 씨의 ‘오민락(五民樂)’ 연주로 이어졌다.

기념식은 개회, 국민의례, 환영사(박군자 아인박종한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 내빈소개(이종범 아인박종한선생기념사업회 위원장), 인사말(심재원 진주연합차인회 회장), 축사(심성재 전 대아고등학교 교장), 환영사(권진회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공로패 수여(박군자 이사장이 심성재 전 교장에게), 장학금 수여(정유찬 대아고등학교 전교학생회장), 축하 연주(솔레이 앙상블 색소폰 연주), 축가(이태원 교수), 교가 제창(이태원 교수, 대아고등학교 재학생·졸업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심성재 전 대아고등학교 교장에게 수여한 공로패에서 사단법인 아인박종한선생기념사업회는 “대아고등학교 제2대 교장으로 투철한 사명감과 제자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특히 아인 박종한 선생의 오민교육 실천과 높은 뜻을 깊이 헤아리시고 그 정신을 드높여 주신 것은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됐다.”라고 밝혔다.

심성재 전 대아고등학교 교장은 축사에서 “아인 박종한 선생은 오민교육 철학을 통해 학생들이 우리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본받아 바른 인성과 정신을 함양하도록 이끌었으며, 그 교육의 핵심에는 국조 단군, 충무공 이순신 장군, 김시민 장군과 6만 군·관·민, 남명 조식 선생이 있다.”라고 말하고 “아인 선생은 역사 속 위인들의 삶과 정신을 교육의 살아 있는 교재로 삼아 학생들이 지·덕·체를 겸비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노력했다. 아인 선생은 참(眞)된 교육자요, 생(生)의 철학자요, 민(民)의 사상가였다.”라고 강조했다.

제2부 학술발표회는 ‘고예정류 오성다법 행다’ 시연, 축가(테너 임찬우, 소프라노 김혜린, 피아노 김지윤), 개회 및 인사말(김상권 아인 박종한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에 이어 본격적인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연주한 축가 ‘아인의 노래’는 박군자 아인박종한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가사를 쓰고 일우 최재욱 선생이 곡을 붙였다. 추전 김화수 씨는 한시(漢詩) ‘아인 대선생 탄신 백주년 기념송’을 낭독했다.

이날 학술발표회는 경상국립대학교 진주학연구센터가 주관했다. 학술발표회에서는 강희근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가 ‘대아고 국혼(國魂) 교육 59년과 그 과제’, 김덕환 경상국립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아인(亞人) 박종한(朴鐘漢)의 오민교육사상’, 권해주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가 ‘아인 박종한의 오성차(茶)-나는 마신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장상훈 국립중앙민속박물관장이 ‘아인의 교육, 아인의 박물관’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진행은 아인 선생의 오민교육 사상과 오성다도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숙자 원명회 대표(한국차문화연구원 사무국장)가 맡았다.

강희근 명예교수는 대아고등학교의 태동, 초기 교육, 오민교육 확립 등 시기별로 간략히 살펴본 뒤, 오민교육(민성, 민족, 민본, 민생, 민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희근 명예교수는 대아고등학교의 실천교육은 크게 세 갈래라고 보았다. 첫째 지역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교육, 둘째 역사를 통한 교육, 셋째 자기를 통한 교육이 그것이다. 또한 강희근 명예교수는 대아 국혼교육의 과제로 4가지를 제시했다. 그것은 “첫째 학교에 오민교육 담당교사(전문교사)를 위촉한다. 둘째 학교에 오민교육 연구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한다. 셋째 연구 상황을 정기적으로 전체 교사회에 보고한다. 넷째 학교에 오민교육 실천동문 기록부를 비치한다.” 등이다.

김덕환 교수는 박종한 선생의 전반적인 생애와 교육활동 등을 짚어본 뒤 반진사상(般震思想), 민족성개조론(民族性改造論), 삼민주의사상(三民主義思想), 남명사상(南冥思想)을 오민교육사상의 이론적 배경으로 설명했다. 김덕환 교수는 아인의 오민교육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3가지를 제안했다. 그것은 “첫째 오민교육 이론에 대한 심층적인 고증을 거쳐 체계적으로 정리한 개정판 《오민교육》의 편찬이 절실하다. 둘째, 개정판 《오민교육》을 바탕으로 아인의 오민교육사상을 체계화한 다음, 21세기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아인의 교육사상이 현대 한국교육학 및 교육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 정립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등이다.

권해주 명예교수는 아인 박종한 선생이 정립한 오성다도의 행다례 및 정신 체계를 중심으로, 그의 생애, 차문화 운동, 그리고 현대적 의의를 종합적으로 고찰했다. 권해주 교수는 “경의정다도는 경의정(敬義情)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수련체계이다. 오성다도는 신성(身性), 영성(靈性), 족성(族性), 자성(自性), 감성(感性)이라는 존재의 다섯 성품을 학제적으로 수련하는 생활 속 존재 수련 체계이다.”라고 설명하고 “아인 박종한의 경의정다도 및 오성다도, 오민교육, 민예사상은 단순히 개인적 수련이나 지역적 운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이를 진주정신(晋州精神)의 현대적 재구성, 국민성 진흥운동으로 확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상훈 관장은, “아인은 교육자로서 시대의 소명에 문화유산과 박물관 교육으로 답했다.”라고 보고 “현재의 많은 폐단이 전통의 지혜가 사라져 생긴 것으로 진단하고, 전통을 되살리는 방안으로 문화유산에 주목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문화유산에 깃든 의식과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이야말로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상훈 관장은 “선생이 1960년대 후반부터 일구어낸 학교 박물관 사업은 한국 박물관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선구적인 작업이다.”라고 평가했다.

아인 박종한 선생은 일제강점기에는 항일단체 반진단(般震團)을 결성하여 항일운동을 주도했고, 대아중·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오민교육(五民敎育) 철학을 실천했으며, 차의 날 제정과 한국오성다도회 결성 등으로 차 문화의 계승 발전에 이바지했다. 민학회 결성, 남명제 창설 등으로 조선시대 대표적 실천유학자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의 경의사상(敬義思想)을 현대 사학(私學) 정신의 요체로 일으켜 세웠다. 또한 1960년대 후반부터 학교 박물관 사업을 일으켜 학교 교육에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민태형 기자 jsak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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